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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독서기록장

[책 리뷰] 정리정돈 실천편, 모두 제자리 - 도미니크 로로

by 갈리버 2023.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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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일 근로자의 날, 등원하지 않은 둘째와 동네 도서관을 찾았다. 우리 둘째는 단지내 작은 도서관 말고 도서관은 처음 방문한 것. 도서관이 뭔지는 알고 좋다고 따라나선 건지, 여튼 신이 나서 도서관에 갔더랬다.

 

 

아이와 유아실에서 몇 권 책을 읽고 아이가 원하는 책도 대여하고 내가 읽을 책도 대여했다. 이 책은 사실 읽을 책 리스트에 있던 건 아니었는데 즉흥적으로 골랐다. 요즘 또 집 정리에 꽂혀서 집안 이것저것 많이 버리고 정리하던 중이어서 그랬던 것 같다.

 

 

 

 

 

도미니크 로로는 프랑스 에세이 작가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는데 원래 미니멀라이프와 관련하여 좀 유명했던 작가인 듯하다. 일본에 머물면서 불교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일본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아무래도 일본 문화의 영향이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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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출간했던 책들은 꽤 호평을 받았던 것 같다. 그러나 미니멀 라이프의 실천편이라고 할 수 있는 <모두 제자리>는 호불호가 조금 갈린다. 나도 우리집과 관련 없는 내용은 스킵하며 읽었는데, 생각해보면 정리 방법에 대한 내용 대부분을 그렇게 스킵했던 것 같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얻어갈 실질적인 정리 방법은 일단 나와는 맞지 않는 건 확실한데, 문제는 내가 읽으면서도 이 방법들은 아파트에 주로 사는 한국인들한테는 썩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만약 이 책을 통해 정리 방법을 배우겠다 하는 사람에게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

 

 

이렇게만 이야기하면 이 책의 가치는 전혀 없느냐? 그건 또 아니다. 일단 도미니크 로로의 책을 처음 접하는 나에게는 작가의 정리에 대한 관점이 꽤나 신선하게 다가왔고, 또 공감이 갔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깨달은 것은 정리의 방법에는 결국 정해진 답은 없다는 것, 개인의 성향, 생활 방식, 집의 구조 등에 따라서 올바른 정리법은 다를 수 있고, 그 올바른 정리법을 찾아나가는 과정 자체가 '나를 아는 것'이고 그게 바로 정리의 가치라는 것이다. 이 깨달음이 꽤 마음에 들었고, 그것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 생각했다.

 

 

 

 

 

 

 

 

 

 

 

더욱 멋지게 살기 위해 정리한다.

정리란 단순히 테크닉이 아니라 자신의 취향을 보여주는 예술이다. 정리는 물건을 안 보이게 숨기는 것이 아니라 물건을 차곡차곡 제자리에 놓아두는 것이다.

 

 

물건마다 정해진 자리, 물건마다 제자리가 있다.
 

 

 

 

한 번씩 인스타그램 릴스를 아무 생각 없이 넘길 때가 있는데, 어떤 분이 아이들을 등원시키고 1시간 정도씩을 정리하고 나머지 시간을 개인적으로 활용하는 생활을 찍어 공유하는 걸 본 적이 있다. 그분의 계정에서 강조하는 내용이 바로 이 문장이었다. 아마 그분도 도미니크로로의 책을 읽었던 것은 아닐까 (추측)

 

 

 

 

 

어떤 물건이든 다음에 필요할 때 눈 감고도 바로 찾을 수 있게 물건을 제자리에 두는 것이 정리가 추구하는 첫 번째 목표다.
 

 

 

공감한다. 그런데 그 방법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기에 '내 방법'을 찾아나가야 하겠다.

 

 

 

정리란...(중략)...선택한 물건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며 정말로 중요한 것,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것, 그리고 필요 없는 것이 무엇인지 우선순위를 다시 정하는 일이다.

 

 

 

 

결국 정리란 나를 성찰하고 나에게 맞게 환경을 조절하는 행위인 것.

 

 

 

 

 

 

정리의 1단계는 생각하는 것

 

- 분류, 선택, 결정

- 자신의 습관, 행동, 필요에 대해 생각하기

 

 

 

 

처음부터 완벽해질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인다.

 

 

그렇다. 정리 한 번만 하고 그대로 살 것은 아니다. 지속적으로 집안을 뒤집어 엎는 나만 봐도 그렇다. 둘째를 낳고 우리집에 오셨던 이모님은 수납정리 자격증을 가지고 계셨던 분이다. 우리집을 보시더니 젊은 사람들은 정리한다고 하면 수납 관련 용품부터 사는 경향이 있는데, 나중에는 그게 다 부질없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된다고 강조하셨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젊은 사람들이 어리석다는 뉘앙스는 아니었고, 그런 과정을 거쳐야 어떤 방법이 실질적으로 편리하고 효율적인지 스스로 깨닫게 된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나 역시 각종 sns를 보며 수납함을 사들였던 적이 있다. 일부는 지금 까지도 아주 잘 쓰고 있고, 일부는 그 자체로 짐덩어리가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런 과정을 거치고 나니 이제는 정리 용품을 구매할 때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정말 필요한 것인가, 다른 대체품은 없을까 등등. 왜냐하면 절약하기 위해 비싼 가계부를 사는 것부터가 낭비일 수 있듯, 정리를 하기 위해 새 물건을 또 집안에 들이는 것도 일종의 모순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당분간 또 정리한답시고 집안을 뒤집어 엎는 나의 삶이 그려진다. 저자가 말한 대로 처음부터 큰 욕심을 내지 말고, 충분히 생각하고 나서 그렇게. 그렇게 살다 또 정리가 필요해지면 그땐 또 나만의 방식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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